헌법재판소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
“헌법정신을 중심으로 국민통합을”
존경하는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그리고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께서
자리를 함께 해 주셨습니다.
또, 초대 소장이신 조규광 초대장님을 위시한
원로 법조인께서도 함께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내외 귀빈여러분!
축하를 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우리 헌법이 제정된 지 60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에
오늘 헌법재판소 창립 20주년을 맞게 된 것을
온 국민과 함께 축하를 드립니다.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을 통해 창립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년간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는 본연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 동안 헌법재판소는 엄정한 헌법 해석과 결정을 통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근본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확인시켜 주었고, 이를 지켜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이나 공권력 행사는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으며, 국민들은 스스로 주권자이자
기본권의 주체임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선진국의 오랜 역사를 거쳐 이루어낸 성과를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불과 20년이란 짧은 역사 속에
많은 것을 이루어 내고 있습니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또한
국제적 헌법재판기구라고 할 수 있는 베니스위원회에 가입하고,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의 창설을 주도하였으며,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를 개최하는 등
세계 헌법재판의 발전에도 기여하여
우리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여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역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 헌법연구관,
그리고 모든 직원의 노력과 땀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고 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전 세계적으로 헌법재판소 제도가 확산된 것은
‘새로운 민주주의’(new democracy)라고 하는
민주화의 물결과 함께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민주화의 결실로 헌법재판소가 출범하였습니다.
그간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원리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많은 피와 땀을 흘렸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근거하여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보장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대한민국 60년이 걸어온 길은 헌법정신의 실천이었으며,
대한민국 60년의 성취는 헌법 토대 위에서 가능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여 산업화를 이루고
정치적 자유를 추구하여 민주화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딛고
선진일류국가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선진일류국가의 꿈은
‘법치’와 질서를 지키는 정신의 토대 위에 가능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시대의 과제인 ‘법의 지배’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사명은 막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의 지배는 헌법정신을 토대로 하며,
헌법정신은 헌법재판소가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때
실현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존중되고,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사회를
만드는데 더 큰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헌법정신에 충실하고
정치적 논란이나 이념적 논란에 관련이 없이
헌법의 정의를 꿋꿋하게 관철시켜 나가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우리나라는 그 동안 압축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극한 대립과 갈등의 위기를 수차례 겪어 왔습니다.
그러나 늘 중심을 잡아준 것은 헌법이었습니다.
헌법에는 자유, 민주, 정의, 복지, 질서, 책임, 견제와 균형 등
모든 사회구성원이 동의하는 핵심가치와 원칙이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헌법은 이념, 지역, 빈부, 세대 간의 차이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우리를 하나 되게 하는
정신적 토대이자 공동체 존립의 뿌리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국가최고규범인 헌법의 올바른 해석을 통해
갈등과 균열을 대통합과 화합의 물줄기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온갖 대립과 갈등을 품어서 녹이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신성한 의무와 함께
헌법재판소의 가장 중대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헌법재판소는 헌법정신을 중심으로
우리 모두가 국민적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헌법재판소 창립 20주년을 축하드리면서,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들에게 격려와 축하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