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北美 核협상
이제는 기대 半 낙담 半으로 치닫고 있는 북 핵 신고문제를 놓고 미국이 마지막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더 이상 일정을 늦추다가는 미국의 대선과 맞물려서 미국의 강경파들에게 북핵 문제의 앞날이 결정될 수 있는 시계바늘이 가파르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힐 美 국무부차관보의 마지막 노력이 북한과 미국의 돌파구마련을 적시는 단비가 되어 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상반되게, 북한정권은 자국민들의 굶주림 속에서도 지금과 같이 치고 빠지는 식의 시간을 끄는 협상카드로 미국의 다음정권을 기다릴 것 같은 예감이 더 크게 필자의 뇌리에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 번에 반 년 만에 이루어진 회동에서도 말로는 좋은 결론을 이야기하면서 다음 회담을 위한 말미를 열어 놓고는 있지만, 파국으로 치달아서 양국이 외교적인 마지노선을 잃어버릴까 전전긍긍(戰戰兢兢)하는 모습도 보이는 것이다.
아무튼 미국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길이 없어 보인다.
지금 미국이 새롭게 다시 추진하고 있는 북 핵 신고 3가지 시나리오는 마지막 마지노선으로 북한도 무시할 수 없는 긴박성도 있지만 북한은 그렇게 미국의 발목을 잡고 갈 것으로 보인다.
‘풀루토늄-우라늄-핵확산분리문제’를 공개 혹은 비공개방식으로 분리해서 대치하고, 민감한 사안으로 다시 대두되는 농축우라늄 신고는 비공식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다시 아이디어를 내고, 상하이 코뮈니케 방식으로 양국 간의 이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형식의 외교협상 내용을 병렬적으로 담겠다는 의도는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내어놓은 마지막 카드로 보인다.
이러한 北美간의 줄다리기 틈바구니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어디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북한의 대외적인 체면을 살리는 방식으로 추진하되 내용면에서는 신고를 완벽하게 받아보려는 미국의 시간차 방식이 북한에 의해서 어느 정도 수용될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문제는 우리정부의 입장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균열된 한미동맹의 틈새가 치유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 오히려 우리 정부는 미국에게 더 정교하고 실천 가능한 북한의 자세를 유인하는 실질적인 대안(代案)을 내어 놓고 있는 것인가?
우리정부의 입장에서도 완전한 파국으로 가는 것 보다는 이미 가시권에 있는 확보된 북한의 플루토늄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차순으로 농축우라늄문제를 비공개로 다루는 방식이 지금으로썬 유일한 북 핵 해결을 위한 묘책으로 보인다.
핵확산을 방지하는 문제는 우선 앞선 두 가지를 명확하게 북한이 실행한 다음에 해도 늦지가 않는 문제이다.
지금 더 큰 문제는 이제는 마지노선으로 밀린 이러한 논의마저도 북한의 불성실한 신뢰성의 상실로 당분간은 진실로 다가올 수 없는 그들의 실천성의 문제에 걸려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북한당국의 성실한 북 핵 신고 이행을 촉구한다.
2008.3.14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www.hanbatfor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