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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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LO 학생들(7명)과 선생님들(3명)이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방문했다. APLO는 행동(Action), 힘(Power), 삶(Life), 선택(Option)이라는 단어 머리글자를 딴 단체 이름으로 우리 동요인 ‘앞으로’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이번에 온 선생님 한 분이 한국어로 ‘앞으로’의 한 구절을 불렀다.)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15세부터 19세사이의 청소년들의 단체이며 이번 한국 방문은 한국 젊은이와 야스쿠니 신사 문제를 토론하고 한국의 전쟁 피해자와 만나면서 더불어 한국 문화를 접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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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25일 야스쿠니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사요나라’를 관람하고 한국의 희망연대 회원들과 교류 프로그램을 가졌고, 서대문형무소도 견학했다. 26일에는 안중근기념관, 남대문시장, 탑골공원, 인사동거리, 경복궁을 관람한 뒤 민족문제연구소로 이동하여 2만점 가량의 역사자료가 보관중인 자료실을 들러 본 후 연구소 활동에 대한 소개와 함께 각자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저녁에는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의 유족과 야스쿠니 소송 원고들과 함께 식사 했다.
APLO는 매년 번갈아가며 필리핀, 오키나와, 한국을 방문하여 현지의 젊은이들과 교류하고 있다. APLO의 모토는 첫째, 반전 평화, 둘째, 일본의 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고 아시아인들과 친구 되기, 셋째, 자연환경보호이다. 비록 도쿄 인근의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2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이지만(이들과 함께 하는 선생님들은 스스로를 ‘서포터’라고 부른다), 이미 오키나와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라크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구원하기 위한 지원금 모금에도 나선 바 있다. 이들이 이라크 시민단체와 교류하며 이라크 어린이들이 보낸 그림으로 전시회와 학습회를 도쿄에서 개최한 것은 이미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학생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분위기가 위험하다’고 말하며 야스쿠니 신사 문제에 대해서도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고 입을 모았는데 특히 영화 ‘안녕, 사요나라’에서 합사 취하를 요구하는 한국인 유족들을 신사 측 관계자가 거칠게 밀어내는 장면에서는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끝으로 이들은 영화 ‘안녕, 사요나라’의 주인공으로 일제 당시 강제징용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명부가 야스쿠니 신사에 강제 합사된 것에 항의하며 합사 취하소송를 낸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대표 등 전쟁 피해자들과 직접 자리를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이희자 대표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역사를 공부하며 행동에 나서는 데 대해 감사와 기대를 표시했다. APLO 회원들은 올 여름에도 한국 학생들과 공동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공개 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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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는 공개적으로는 과거의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하지만, 일본총리들의 멈추지 않는 신사참배는 일본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야스쿠니 참배는 단순히 한 나라의 문화가 아니라, 일본의 군국주의의 역사적 체험의 반복이다.
수십만명의 꽃다운 여인들을 제국군대 위안부로 동원하고, 한달새에 남경에서 30만의 무고한 인민들을 학살하며, 731부대에서는 눈하나 깜짝않고 마루타 인체실험을 자행한 일본은 일체 이러한 사태에 대해 함구불언하고 있으면서, A급 전범들에 대한 야스쿠니 참배를 다른 나라들이 참견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우리는 분개해야한다.
야스쿠니참배에 대한 기사들로 떠들썩 할 때만 전범들의 군국주의 정신을 이어가려는게 아닌가하는 우려를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강경하게 나갈 수 있도록 민족의식에 대한 고취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데 참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