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교수 3차공판을 다녀와서.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2단독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32조 (증거신청의 방식) ①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증거신청을 함에 있어서는 그 증거와 증명하고자 하는 사실과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⑤제1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한 증거신청은 이를 기각할 수 있다.
두번째 일화.
항상 방청객이 많으면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도 두명의 휴대전화에서 벨이 울려 퇴장 명령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드물게 이번 퇴장은 웃음을 나오게 했습니다. 두 번째 퇴장 당하신 분이 휴대전화를 끈 후 법관께서 "누구신가요? 나가주세요." 하자 사람들의 이목이 그 분에게로 향했고, 순간 많은 분이 웃었는데, 이유는 재판을 잘 진행되도록 해야 할 법무부 교정관의 벨소리였기 때문입니다. 미안한 웃음을 지으며 퇴장했다가 30분후 다시 들어왔습니다. 참 보기 드문 장면이었습니다.
세번째 일화.
이번 공판에도 2차공판과 마찬가지로 두 명의, 검찰측이 요청한 증인이 참석했습니다. 한분은 김명호교수에게 석궁을 판매한 분이었고, 다른 한분은 20년 넘게 석궁을 제조하고 판매하신 전문가 분이었습니다. 석궁을 판매한 분에게 변호인 측에서는 간단한 질문만 했습니다.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것이었는지', '이번사건 처럼 석궁의 안전장치가 풀릴 가능성이 있는지' 40만원의 가장 저렴한 석궁이었고, 안전장치가 때에 따라서는 풀릴 가능성도 있다고 간략히 문답을 마치고 재판장님께서 김명호 교수에게 의견이 있는지 물어보자, 방청객에서 웃음이 나올 만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증인께서 저에게 석궁을 팔아 번거롭게 여기까지 나오게 되어 죄송합니다." 생각해보면 매우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아마도 짧은 문장 안에 증인을 위한 진정성과 고마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에 방청객들이 동의했던 것 같았습니다.
공판이 진행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 원고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 것
2차 공판당시 내용 중에 원고(박홍우 부장판사)가 상처 난 후 집에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경비원과 피고측 운전기사께서 증언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TV에서 병실에 누워 괴로워하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요? 119에 운전기사가 연락한 후 그 상황에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올라갔다 왔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 상처가 0.5mm인 것
이번 공판에서 검찰측이 인정한 것은 상처부분이 0.5mm 라는 것과, 상처가난 후 바로 지혈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0.5mm ....0.5mm....0.5mm ....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0.5mm는 1mm의 반 입니다. 3주 진단이 나온 사실이 이해 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이것은 변호인측에서도 이데 대한 의문점을 검찰측에 말했습니다.
▶ 사건에서 발사된 화살이 증거에서 누락된 것
또한 2차 공판 당시 증거물로 석궁과 사건에 쓰였던 화살이 검찰측에서 제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있었던 아파트의 경비원의 증언에는 부러진 화살을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받았다고 했습니다. 즉, 실제로 쓰였던 화살은 날개부분이 부러진 화살인데 증거품에 누락된 사실입니다. 그렇게 중요한 화살이 누락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 원고의 증언 번복 한 부분입니다.
원고는 최초 김명호교수가 계단 2개 위에서 화살을 자기를 향해 발사했다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시간이 지나 증언을 번복하여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것을 단순히 발언 실수로 봐야 하는 것인지요. 검찰측도 살인미수에서 상해로 바꾼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번복하고 일관성 없는 말을 하는 원고의 조서가 과연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 화살 누름판 고장으로 하향지향을 하면 활이 흘러 떨어진다.
이번 증인 중 20년 이상 석궁을 제조한 분의 증언은 매우 충격이었습니다. 그것은 경찰에서 증인 조서를 작성하면서 원고에게 유리하도록 계속적으로 유도한것과 석궁 수리를 의뢰한 사실 때문입니다. 그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봤을 때 활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서 상향이나 하향으로 석궁을 지향했을 때 활이 흐르지 않도록 하는 화살 누름판이 고장난 상태인데 2계단 위에서 하향 사격을 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즉, 하향 발사를 하려면 분명히 석궁이 아래로 향해서 활이 아래로 흘러내릴 텐데, 흘러내리는 순간에 김명호교수가 발사할 수는 없을 거라는 주장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석궁전문가의 증언은 김명호 교수와 원고가 서로 몸싸움을 하면서 석궁이 오발 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한 명백한 발언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껏 원고와 경찰은 1.5m 혹은 두 계단 위에서 아래를 향해서 살해를 목적으로 발사했다고 초기에 주장을 해왔고 언론에서도 모두 그렇게 말해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석궁 발사 당시를 목격한 증인이 없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증언입니다.
▶ 석궁이 고쳐진 사실.
석궁의 방아틀 핀이 빠져있어서 장전이 되지 않는 것을 송파서에서 두 번째 증인으로 참석하신 분을 찾아가서 수리를 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증거품 보존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증거품을 함부로 수리 할 수가 있는 것인지. 송파서의 끼워 맞추기 수사(두계단 위에서 쐈다는 것을 증인에게 믿게 하려고 한 시도)부터 증거물 수리까지.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는 부분들이 보여서 씁쓸했습니다.
- 종합해 보겠습니다.
일반인들이 언론을 통해서 알고 있는 사실은 김명호 교수가 살해할 목적으로 원고를 찾아가서 발사했으며, 박홍우 부장판사는 상처가 생겨 병원에 입원하였고, 결론적으로 아무리 억울해도 사람을 죽여서 해결하려는 것은 김명호 교수가 잘못하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판이 진행되면서 밝혀진 것은 김명호 교수의 석궁은 이미 고장이 난 상태였으며 화살도 고정시킬 수 없는 상태라 하향 지향 발사 자체가 불가능 한 것이고, 상처도 0.5mm 정도로 바로 자연 지혈 된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즉 김명호 교수가 최초 주장했던 석궁을 가져간 이유는 위협하려는 목적과 패소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를 위한 것이 전부이며, 석궁이 나간 것은 원고와 김명호 교수가 물리적인 저항을 할 당시 안전 장치가 작동 하지않아(이미 석궁이 고장난 상태였기 때문에) 오발 된 것이 확실합니다.
10년이 넘게 틀린 시험문제 하나 때문에 정신적 사형을 받은 김명호 교수를 바라보며 더 이상 우리 나라에서 억울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