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밝은세상뉴스 도천수 편집위원(부추실 상임 자문위원)은 우리나라 노동경제학의 원로이신 김윤환 고려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를 모시고, 현 경제문제와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구했다. 다음은 그 일문일답.
1.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경제위기의 원인과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
미국의 경제위기는 이미 예상이 되었던 문제다. 경제위기의 계기가 된 모기지담보대출은 부분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위기는 총체적으로 신자유주의의 실패로 규정되어야 하며, 산업자본의 붕괴와 금융자본의 부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의 경제는 오래전부터 군수산업을 제외하고는 산업경쟁력을 상실하였다. 한 때 미국을 상징했던 GM, FORD,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산업은 경쟁력상실을 상실하고 천문학적인 금융지원을 받고 있지만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미국은 금융독점자본을 중심으로 파생상품 등을 만들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였지만, 파생상품자체가 부실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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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런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신정부의 경제대응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총평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첫째로 집권초기에 대기업의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부적절한 환율개입으로 말미암아 단기외채비중이 컸던 외환보유고의 유동성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
둘째로 전 세계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의 실패를 거울삼아 시장에 대한 감독과 조정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역으로 관료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나아가고 시장친화적인 지원정책을 강화하려는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다.
셋째로 기업의 구조조정을 철저하게 진행하지 못함으로써, 경제체질의 강화와 산업경쟁력강화에 실패하고 말았는 점이다.
3. 최근 국회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FTA체결문제와 관련해서 과연 올바른 대응책이 무엇인지요 ?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체제에서 한미FTA체결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한미FTA체결과 관련하여 추진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점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내수시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체질이 서서히 바뀌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4. 노동경제의 원로로써 최근 우리나라 노동운동과 진보운동의 위기에 대해서 어떻께 보시는지요 ?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도덕성을 잃으면 노동운동으로서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최근 노동운동이 대기업노동조합 위주로 구성되고 운영되는 과정에서 폐쇄적 관료주의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가는 상생의 노동조합운동으로 변화·발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김윤환 고려대 명예교수는 '경실련 공동대표' 등 시민단체 대표를 역임하며 우리 나라 경제 현안과 관련하여 책임있는 목소리를 내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존경받아오고 있으며, 89년 민주화 열기가 뜨겁던 그 이전부터 변형윤·임종철·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와 조용범 고려대 명예교수 등과 함게 경제사 등을 가르치며 마르크스 이론을 간접 소개하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대 노동대학원의 전신인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