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얻은 각종 이권 등의 특혜 의혹을 합산할 경우 1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증권 주식 투자로 얻은 259억원과 휴켐스 헐값 매입으로 인한 322억원, 경남 진해 공장부지의 고도제한 완화로 인한 부동산 이득 400억원을 비롯, 각종 유무형의 사업권 특혜까지 포함할 경우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 회장은 지난 2005년 세종증권 주식투자로 거액을 벌어들였다. 세종증권 주식 240여만주를 자신과 지인 명의 계좌로 사들여 259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 박 회장의 주식 투자 후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자 주가가 연일 폭등해 박 회장에게 큰 이득을 안겨줬다.
또 유명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 신발을 납품하는 회사의 대표였던 박 회장은 농협으로부터 정밀화학업체 휴켐스를 인수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05년 12월부터 휴켐스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한 박 회장은 당시 더 높은 입찰 금액을 제시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휴켐스를 얻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태광실업은 2006년 6월 농협이 보유한 휴켐스 지분 46%(979만주) 및 경영권을 1777억원에 넘겨받기로 본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휴켐스 노조의 실사 방해 등을 이유로 322억원이 감액된 1455억원에 휴켐스를 최종 인수했다.
박 회장은 부동산 투자로도 400억원대의 차익을 얻었다. 지난 2004년 6월 태광실업의 계열사인 정산개발이 경남 진해의 옛 동방유량 공장부지를 사들인 직후 고도제한이 완화돼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 땅은 다시 박 회장의 위장 계열사로 의심받은 DNS로 넘어갔으며, DNS는 이 땅에 아파트를 건설해 300억원대의 이익을 올렸다. 이밖에 박 회장은 지난 2006년 총 30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 국책사업 입찰에 뛰어들어 지난해 3월 사업권을 획득했다. 또 2003년 김해~베트남 호찌민 직항로 개설 과정에서 태광실업은 항공 티켓판매를 대행하는 총판대리점을 맡는 등의 이권도 얻게 된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