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박연차(64ㆍ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이 홍콩현지법인 APC를 통해 배당받은 수익금 685억원을 정ㆍ관계 로비 자금으로 적극 활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자금의 행방을 ?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 회장이 배당수익금 중 상당액을 자금추적이 어렵고, 감시가 덜한 해외에서 구 여권 실세 정치인에게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박 회장의 해외 차명계좌와 국내 유력 정치권 인사를 잇는 ‘연계계좌’를 찾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박 회장이 지난 2007년 6월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청탁대가로 250만 달러를 제공할 당시 정 전 회장 친척 명의의 해외계좌를 이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박 회장이 홍콩에서 차명으로 취득한 해외 배당수익금을 정ㆍ관계 로비 자금으로 적극 활용해왔다는 판단에 따라 이 돈의 용처를 확인하는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며 “조만간 로비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활한 자금추적과 수사의 신속ㆍ효율을 기하기 위해 홍콩당국에 이미 사법공조를 신청했다”며 “요청한 자료를 입수하면 로비 실체를 밝혀내는 것은 시간문제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 회장의 해외 배당수익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자금중 일부는 국내로 유입됐지만 상당액수는 해외에서 여러계좌로 분산ㆍ관리돼 온 정황을 포착했다. 대검은 이에 따라 국내로 유입된 돈과 해외에서 관리중인 돈을 구분해 별개의 자금추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검은 국내로 유입된 자금중 일부가 정치권 주변 인물 소유로 추정되는 계좌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으며 해외에서도 박 회장이 참여정부 유력인사들에게 자신의 배당수익금 중 일부를 전달한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태광실업 회계장부 등 압수수색물 분석자료를 토대로 태광실업 전무로 있는 박 회장의 장녀와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 등 박 회장 주변 인물들을 잇따라 소환ㆍ조사하고 있다. 윤재섭 기자/i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