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주년 광복절을 맞아 남과 북 민족운동단체들은 15일 공동호소문을 발표,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반전평화운동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리자”며 이같이 호소했다.
남쪽에서는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단통협) 소속 120여 민족단체가 15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남북공동호소문을 발표하고, 하늘에 올리는 ‘민족성수 합수제’를 가졌다.
공동호소문은 주로 일본을 겨냥했다. “근 70년이 되어 오는 오늘 일본은 우리 민족에게 끼친 침략과 범죄에 대해 사죄하고 배상할 대신 과거 저들의 침략역사를 왜곡하고 독도 강탈행위를 노골화하면서 군국주의 재침 열에 들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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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행사에는 120여개 민족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사진제공 - 8.15행사준비위] |
최근 남북 민족단체들의 공동문건에 단군의 어록이 종종 등장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단통협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남측에서 꾸준히 제기해 공동문건에 단군성왕의 말씀이 서너 차례 포함된 적이 있다”며 “이번 어록은 팔리훈(참전계경)에 실려있다”고 말했다.
공동호소문은 “남과 북, 해외의 온 겨레는 우리 민족에게 식민지노예생활을 강요해온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투쟁을 계속 힘차게 전개해 나가자”고 밝혀 1965년 한일협정으로 배상문제를 일단락한 남측과 달리 북측의 배상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남과 북 민간단체들은 “남과 북의 민족운동단체들은 조국통일의 이정표인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들을 변함없이 틀어쥐고 철저히 고수이행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 줄기차게 벌려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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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지사 김우전 대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8.15행사준비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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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승길 사무총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 - 8.15행사준비위] |
독립지사 김우전 대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38선을 베고 죽을지언정 분단만은 막아야 된다고 외쳤던 백범 김구선생의 정신을 이어 모두 하나가 되자”며 “8천만 동포가 제2의 임진왜란을 불러올 수 있는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반드시 저지하고, 좌우 이념을 너머 이제는 통일광복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기념식 전에 ‘항일독립군 추모대제.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희생자 위령제’를 갖고, 민족의 시원인 북의 백두산 천지물과, 남의 한라산 백록담물을 비롯하여 남북 각처의 물로 단군이 천제를 지낸 마니산과, 태백산, 지리산, 계룡산, 개성과 서울, 멀리 바이칼까지, 각처에서 통일을 기원하며 떠온 민족성수를 항아리에 합수하여 ‘통일물’을 하늘에 올리고 고천(告天, 하늘에 아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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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행사에 앞서 위령제와 합수제 의식이 거행됐다, [사진제공 - 8.15행사준비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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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수예술단 이정민 씨가 천부경 춤을 추고 있다. [사진제공 - 8.15행사준비위] |
제주인 장일주 공동준비위원장은 고유문을 통해 “천년 왕국을 세우려다 36년만에 끝난 일제를 몰아낸지 70년이 되었건만, 치떨리는 일제 땅에서 돌아가시고 버려져 계신 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희상자들의 뼈와 원혼을 우리가 풀자”며 “강제징용 되어 끌려가신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의 유해를 남북이 함께 모셔오자”고 제안했다.
‘제69주년 8.15광복절기념 민족(남북‧해외)공동행사’는 남측에서는 ‘8.15광복절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가 주최했으며, 서울과 평양에서 남북공동호소문이 동시에 발표됐다. 북측은 단군민족통일협의회(회장 류미영)가 서명했다.
단통협 관계자는 “서울과 평양에서 남북공동호소문을 동시 발표했으며, 대종교, 천도교 등 여러 종단과 독립유공자유족회, 독립유공애국지사유족회 등 독립관련 단체, 한민족 운동단체연합 등 민족운동단체, 예술시민단체 등이 종교와 이념을 넘어 함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69돐기념 남북공동호소문(북측 전문)>
오늘은 강도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온갖 불행과 고통을 강요당하였던 우리 민족이 반일의 기치밑에 손에 무장을 들고 목숨바쳐 싸워 일제를 타승하고 해방을 이룩한 뜻깊은 날이다. 2014년 8월 1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