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가을은 곧 겨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강원도에선 가을이 짧고 겨울이 길다는 의미다. 하지만 가을 중반에 접어든 이곳 상지정신의 요람인 상지대 교정은 따뜻한 온기를 넘어, 뜨거운 열정으로 넘쳐 난다. 강의실 문틈으로 웃음이 흘러나오고, 강의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표정에는 사뭇 긴장감마저 맴돈다.
징계 교수들이 주도한 수업거부는 학생들의 향학열을 더 이상 꺾지 못했다. 거짓은 진리를 이길 수 없었다. 전화위복인 셈이다. 그래서 짧은 농성은 봄눈 녹듯 사그라졌다. 짧은 진통 끝에 대학의 전 구성원들은 학교 발전을 위한 참된 길이 무엇인지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잔재는 남아 있다. 학교 구석에 놓인 실밥 터진 텐트와 빛바랜 플래카드. 누구의 눈길도 끌지 못하는 그 흉물들은 우리 상지학원에 더 이상 존재해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 상처 또한 가슴에 새겨졌다. 이번 수시 입학에서 평년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우리들은 똑똑히 목격했다. 나팔수를 자처한 이들 비리 교수가 오직 자신들의 허물을 덮기 위해 우리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비열한 행위를. 또 비록 소수의 불법 행위일지라도 우리 구성원 다수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불이익을 안겨 주는지를. 그래서 2018년도 교육부 평가를 대비한 야심찬 계획들이 하마터면 비리에 연루된 징계 교수들에 의해 발목을 잡힐 뻔하지 않았던가.
더 이상의 갈등과 반목은 없다. 더 이상의 관용이나 기다림도 없을 것이다. 오직 인의예지신의 상지정신으로 무장하고 앞으로만 달려갈 우리들의 밝은 미래만 있을 뿐이다.
2015년 10월 19일
상지정신실천교수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