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경영인 클럽, 조찬 특별 강연 |
박희태 국회의장은 1.21(금) 오전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1세기경영인클럽」조찬 모임에 참석, 「한반도 통일,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박 의장은 강연에서 북한의 중국식 개혁·개방과 이를 위한 미국과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한종태 국회대변인이 전했다. 박 의장은 “지금 우리 민족이 가장 바라는 것은 통일”이라면서, “이를 위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인 중국과 대만의 잦은 왕래와 교역을 거울삼을 것”을 강조하면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 갑작스럽고 전면적인 통일을 이루기 보다 우회적이고 간접적으로 분단의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중국과 대만의 잦은 왕래와 교역은 중국의 개혁·개방 성공 때문”이라면서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의장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목적 없는 원조는 지양해야 한다”면서, “북한을 지원할 때마다 한 걸음씩 개혁과 개방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의장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 미국과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박 의장은 “북한이 문을 열지 않는 이유는 정권이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이 개방을 해도 당분간 정권 유지는 별 문제가 없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의장은 “북한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강연내용 첨부 박희태 국회의장 신년 특별 강연 통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지금 우리 민족이 가장 바라는 것은 통일이다.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해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논의해왔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수상은 1990년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 “한국은 머지않아 통일이 되겠지만, 독일은 통일을 기약할 수가 없어 한국이 부럽다”고 했다. 그러나 불과 2~3달 뒤 베를린 장벽 무너졌다. 당시 아무도 독일 통일을 예측하지 못했다. 독일은 통일을 했다기 보다 통일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그런 식으로 통일이 올 것 같지는 않다. 서독이 30억 마르크를 구 소련에 제공한 탓인지는 모르지만, 소련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독일의 행운이고 통일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을 한반도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휴전선이 금방 무너질 것도 아니고 외세가 개입 안한다는 보장도 못한다. 중국과 대만의 잦은 왕래와 교역 거울 삼아야 결국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라 할 수 있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지 않나. 적대관계였던 두 국가가 어느 순간부터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 나라처럼 살고 있다. 통일된 나라와 마찬가지로 서로 왕래, 교류, 투자, 유학, 결혼 이뤄지고 있다. 통일된 나라와 다를 것 없다. 통일을 하지 않더라도 국민들이 왕래하며 지내는 데 아무 불편이 없을 정도로 관계가 발전했다. 양국의 교역량은 2008년 기준으로 1,053억 달러나 된다. 왕래 숫자는 지난 10여년 간 5천만 명이 넘는다. 대만 인구가 2천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교류인 셈이다. 투자도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다. 대만의 2008년도 대중 투자는 100억불이 넘는다. 서로 직항로도 있고 항구 또한 모두 개방되어 있으며, 유학생들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 조사에 따르면 중국과 대만의 결혼 커플이 20만이 넘었다. 이 정도면 한 나라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남북한이 통일을 하면 좋겠지만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 갑작스럽고 전면적인 통일을 이루기보다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분단의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서로 왕래가 잦아진다면 굳이 통일을 위한 엄청난 세금도 낼 필요가 없지 않겠나. 왜 중국과 대만 간에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우리는 왜 아무런 진전이 없나. 중국과 대만 사이엔 서로 왕래나 투자, 교역을 위해서 공식적인 회담을 한 일이 없다. 국민당 정부 들어선 최근에야 장관급 접촉을 시작했다. 회담이나 접촉 없이 각자의 필요에 의해 이렇게 발전시킨 것이다.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한지 얼마인가. 정상끼리도 두 번 만나 거창하게 뭔가 한다고 해놓고 실천된 것이 무엇인가. 남북 대표끼리 많이 만나왔지만 아무것도 진전된 것이 없다. 조금 변하나 싶으면 돌아서고, 남북 관계는 마치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회담이 이뤄진다 해도 잘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 한 게 언제인가. 20년 전부터 그랬다. 그러나 그 이후 북한의 상황은 우리의 기대를 역행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 진전은 ‘개혁과 개방’의 결실 중국과 대만은 어떻게 해서 얼굴 한번 맞대지 않고 그런 변화와 진전을 이루었을까. 답은 하나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라는 장막을 걷고 개방으로 나아가 경제체제를 시장경제체제로 바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등소평이 사회주의를 버리고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려 했을 때 많은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농촌의 집단 토지를 떼어서 개인에게 배분하고 마음대로 경작해 그 수익의 반만 세금으로 내라고 했더니 놀랍게도 이전보다 생산량이 10배가 넘었다. 이게 중국이 살 길이구나. 이것이야말로 수천 년 동안 기아에 허덕이는 중국 인민을 해방시킬 수 있는 길이구나. 과감하게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이 중국 역사를 바꿔놓았다. 나라 전체가 세계로 진출하고 국민 모두가 잘 사는 길로 매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게 불과 30여 년 전의 일이다. 북한, ‘개혁․개방의 길’로 유도해야 우리도 중국의 개혁․개방을 참고해야 한다.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거기에 총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원조를 하는 것도 좋지만 북한이 한걸음 한걸음씩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유도하자. 이것이 남북통일의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식량을 지원할 때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해 발전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야 한다. 잘 하면 더 주면서 부추기고 서로 개혁․개방의 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북한에 도와주지 말란 소리가 아니다. 목적 없이 주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영향력 큰 나라 중국이 조언해주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 통일을 위한 노력. 설령 통일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과 대만의 관계처럼 변화해보면 어떤가. 북한 개혁․개방 위해 당분간 북한정권 인정해야 여기에는 미국의 역할도 중요하다. 미국 워싱턴이나 뉴욕의 정치 문제 연구하는 연구소가 상당히 많고 연구진들도 많은데, 그 사람들과 만나 토론해본 결과도 북한의 개혁․개방이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한다. 북한이 개방을 하지 않는 것은 북한 정권의 붕괴. 이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김일성 부자세습체제가 무너질까봐 문을 못 여는 것이다. 정권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이러한 믿음을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우리와 미국이다. 경상조은뉴스 / 국회취재부 / 신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