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A(H1N1) 추정환자가 기존 50대 여성 외에 2명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인플루엔자A 방역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추정환자 중 한 명은 멕시코에서 귀국한 최초 추정환자(50대 여성)를 인천공항에서 숙소인 경기도 공동시설까지 차에 태워 데리고 간 44세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국내에서 사람끼리의 감염인 ‘2차 감염’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이 44세 여성은 최초 추정환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 않기 때문에 차내에서 감염된 것이 유력해 인플루엔자A의 전염성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추정환자인 57세 남성에 대해서는 보건당국이 이동경로 등을 조사 중이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사람 간 2차 감염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인플루엔자A가 국내에서도 전파·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인플루엔자A의 ‘팬데믹(Pandemic·대유행)’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진 것이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1일 “현재 기존 추정환자와 새로 확인된 추정환자들 모두 건강이 양호한 상태”라며 “그렇지만 역학조사 결과 2차 감염된 것이 확실해 국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장은 “신종 바이러스의 사람간 전파는 보편화 돼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2차 감염이 있다고 해서 당장 감염이 확산되거나 대유행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2차 감염이 일어났기 때문에 국가재난단계는 현재 ‘주의’에서 ‘경계’ 단계(신종 전염병이 전파되는 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이 44세 여성은 4월28일 저녁식사 직후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복용했지만 밤부터 기침, 인후통, 콧물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멕시코와 미국을 다녀온 여행자들에 대한 인플루엔자A 검역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 4월1일부터 멕시코를 다녀온 1만여명의 단체 여행객 명단을 여행사를 통해 입수해 추적 관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월1일부터 멕시코 여행제한 조치가 내려진 4월28일까지 멕시코를 여행하고 돌아온 단체 여행객에 대해 광범위한 추적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북한도 WHO의 경보수준 격상에 따라 “국가적인 대책들”에 나섰다고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1일 전했다. 북한은 특히 4월28일 김영일 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국가비상방역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 회의에선 북한엔 현재 SI 감염 사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공항과 항만 등에서 위생검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홍순광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부원장이 설명했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