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표류하던 제2롯데월드 개발사업이 최종 확정돼 연내 첫 삽을 뜬다. 하지만 교통난과 안전·보안 문제, 재벌특혜 의혹 등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검증 중간보고서에 들어 있던 안전우려 항목이 최종보고서에서 누락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만큼 졸속 검증 후폭풍도 예상된다.
제2롯데월드 건립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통난이다. 롯데가 65억원의 교통부담금을 내놓고 1000억원을 들여 지하광장을 개조할 방침이지만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동남권유통단지(2010년 완공) 위례신도시(2013년) 거여·마천뉴타운(2015년) 문정동 법조단지(2015년) 등 개발사업이 모두 끝나면 송파구 일대 교통량은 평균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잠실사거리의 출퇴근 시간대 교통속도가 시속 21∼27㎞에서 2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잠실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씨는 "대규모 재건축단지 입주, 버스중앙차선제 도입 등으로 잠실사거리 일대 도로는 지금도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며 "도로를 넓히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획기적인 교통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주변 아파트 단지의 일조권 및 조망권 침해 문제도 우려된다. A건설사 관계자는 "100층이 넘는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서면 반경 700m 이내 단지들이 일조권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법적 보상 여부를 따지려는 소송이 잇따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공항 비행안전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용역 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사업을 허용했지만 부실 검증이라는 지적이다. 공군측은 제2롯데월드의 높이를 제한하지 않으면 전투기, 수송기 등 군용기가 이용하는 항로인 '장주' 설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시작전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재벌특혜 의혹도 걸림돌이다. 13년간 서울공항 비행안전 문제로 중단된 개발사업이 1년만에 통과된 것은 '친재벌' 정책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성남시의 40년 숙원사업인 고도제한 완화 조치는 들어주지 않고 제2롯데월드 신축만 허가한 것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는 31일 성남의 고도제한 문제를 즉시 해결하라며 성명을 내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송복규기자 cl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