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피와 땀으로 일구어온 언론의 자유는 참담하게도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산소인 언론의 자유가 질식당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권력이 직접 나서서 언론사 대표의 퇴진을 강압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권력의 언론협박 행위는 역사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청와대 권력이 언론사를 지배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정치에 투신한 것도 권력에 장악된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서는 독재정권을 민주 정권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며 민주 시대의 핵심이고 대세입니다.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언론사 대표를 바꿔버린다면 도대체 언론 본연의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정권의 이익과 국민의 이익이 충돌할 때 언론은 당연히 국민의 편에 서야 합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언론사 대표를 교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국민의 언론이 아니라 권력의 언론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묻습니다. 언론을 무릎 꿇리는 5공시대로 돌아가잔 말입니까?
현직 언론인 시절 저는 수없이 많은 권력의 간섭으로부터 고민하는 현장에 있었습니다. 지금 권력의 직접적인 외압 앞에 부딪힌 MBC를 바라보니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적어도 언론만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는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는지 깨닫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사람으로서 이런 사태에 직면할 때마다 무거운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고합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린 어떤 권력도 역사의 심판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습니다. MBC를 장악하고 길들이려는 반민주적 퇴행적 시도는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2009년 6월 24일
국회의원 정 동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