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아씨는 2002년 10월 24일, 우리은행 천안지점을 통하여 삼성캐피탈 대출금과 우리은행 BC카드 청구대금을 납부하였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시작된 대형 은행과의 눈물겨운 싸움은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서대아씨가 우리은행에서 일을 마친 후 문을 나서는 모습이 찍힌 CCTV의 시계는 11시 47분 27초,
우리은행 천안지점에서 ‘서씨의 요청에 의해’ BC카드대금 입금을 취소한 시각은 11시 48분 15초, 51분 32초 두 차례에 걸쳐서이다.
‘본인’이 없는 사이 ‘본인의 요청’에 의해 BC카드대금이 증발한 것이다.
BC카드대금이 처음부터 증발하지는 않은 듯 하다.
우리은행 BC카드사의 10월분 청구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입금했음을 확인하고 찾아간 2002년 10월 25일, 다른 행원에 의해 서씨에게 돌아온 답변은 ‘전날 결제한 금액은 11월분 BC카드대금인 것 같으니, 10월분 BC카드대금을 28일까지 입금하면 11월분 BC카드대금은 다음달에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서씨는 그 말을 믿고 10월분 BC카드대금을 통장에 입금했는데, 정상적으로 카드대금이 입금처리 되었다면 내지 않아도 될 11월분 카드대금청구서를 재차 받았다.
이에, 다시 찾아간 우리은행 천안지점에서는 서씨에게 ‘확인되지도 않는 영수증’을 주장하며, 서씨가 강력하게 입금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여 취소한 후 100만원권 자기앞 수표를 돌려 주었다는 전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CCTV 확인결과 11시 47분에 은행문을 나와서 잇따라 다른 은행에서 업무를 처리한 서씨가 어떻게 11시 48분과 51분에 창구에서 입금을 취소할 수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이에, 서씨는 12월 6일, 내용증명을 통해 우리은행 측에 정상 업무처리 상황 확인을 요청했지만, 12월 10일 돌아온 회신은 ‘고객의 자금이 부족하여 고객이 BC카드 대금은 취소요청을 했고, 기발급된 영수증은 미회수하였는데 은행측 고유소관이므로 사실확인 요청을 이해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즉, 서씨가 가진 무통장 입금증은 우리은행 전표상 11시 48분과 51분에 처리된 두건의 취소거래에 의해 무효처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씨는 우리은행 CCTV를 통해 11시 47분에 은행문을 나섰음이, 그리고 12시 18분에 국민은행에서, 12시 29분에는 조흥은행에서 각각 은행 거래가 이루어졌음이 확인된다.
서씨가 우리은행에 처음 들어간 시간은 11시 20분, 그리고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이 모두 인접해 있음을 감안하면 그날, 원동기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한 서씨가 은행에서 업무를 한건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적어도 10분 이상은 걸린다는 논리적 계산이 나온다.
은행 창구업무가 바빠 지연이 생길 수 있는 목요일 점심시간임을 감안해도
본인이 이미 떠난 시간에 성립한 영수증도 없는 취소거래는 납득하기 힘들다.
예금은 예금자의 것이지 은행의 것이 아니다.
예금자 본인도 없는 사이 창구에서 처리된 거래는 그래서 예금자보호법 이전에 사유재산을 부정하지 않는 한 성립할 수 없다.
서씨의 그 이후 6년에 걸친 우리은행과의 싸움에서 번번이 패하고 있다.
증거자료를 아무리 제시해도 법원은 가진자의 편을 들어줄 뿐이었다.
함께 있어 좋은 친구 우리은행이 어떤 의미의 “친구”가 될지는 돈 없고, 배경 없고, 힘없는 서민이 결정할 몫은 아닌 것 같다.
학창시절 우리에겐 좋은 친구 뿐 아니라 우리를 괴롭히는 친구도, 우리 용돈을 갈취하는 친구도 있었다.
국책은행 우리은행의 책임있는 문제해결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대원 기자